본문 바로가기

밑-줄

작은 책방 우리도...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에 산만스로운 밑줄.

어느 한쪽에 휘갈겨 두다 보니, 페이지수도 적지 않았네.. 요즘 책을 사지 않고, 빌려 읽다 보니, 책에 쭉쭉 밑줄 긋는 맛(?)은 없어도, 필사의 맛은 있다. 



Be not inhospitable to strangers lest they be angels in disguise

낮선 이를 냉대하지 말라, 천사일지 모르니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_‘방문객’, 정현종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_사사키 아타루


“복잡한 이론도, 담론도, 철학도 필요하지 않구나. 나무를 심는다는 이토록 단순한 행위, 바로 그것이 해답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이젠 더 이상 방황하지 말자, 그리고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나무를 심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다.



“캄캄한 밤길을 끝없이 걸어갈 때 힘이 되어주는 것은 튼튼한 다리도 날개도 아니고 친구의 발걸음 소리다.”_발터 벤야민



내게 책은 꿈을 꾸게 하는 환상이지, 밥을 주는 현실이 아니었다. 내게 책은 상품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였고, 영리가 아닌 공공재였다._’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새벽에 웃는 저 꽃은

뜨거운 태양빛에 죽고

이른 저녁에 묘지로 들어가네.


그리고 인생도 하나의 꽃

아침 노을 속에 사라져가며 하루만에 봄을 잃는다네

_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헨델의 아리아, ‘웃는 꽃 중에서’, 헤르만 헤세


우리를 시민이라고 부르던 때가 있었다. 어느 시점엔가 이것이 바뀌어 이제 우리는 모두 소비자라고 불린다. 나는 이 변화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생각에 시민권은 권리와 책임을 암시하지만, 소비주의는 대부분 쇼핑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_나의 아름다운 책방, 로널드 라이스, 현암사


책만 읽는 바보가 되어선 안 되겠지만, 책도 읽지 않는 가난한 영혼이란 또 얼마나 초라한가

_’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텃밭(정원)과 도서관이 있다면 삶에 필요한 모든 걸 가진 것이다.”

_키케로(로마시대 원로 정치인)



‘길가에 나뭇가지에 지붕 위에 온통 잡동사니 물건을 펴 놓고’ 하루 종일 부지런히 판다.

‘이슬을 사세요. 짹짹. 풀잎을 사세요. 짹짹, 희망을 사세요. 짹짹, 평화를 사세요. 짹짹

‘웃음을 사세요, 짹짹, 아가의 마음을 사세요 짹짹, 어른들도 가져가세요. 아이들도 가져가세요, 상표도 포장도 없답니다. 그냥 한아름씩 안고 가랍니다.’

‘하느님 물건을 파는 참새 (이오덕 글, 김용철 그림, 고인돌 출판사)



만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그 하루를 정원에서 보내리라.

허리를 굽혀 흙을 파고

거기에 작은 풀꽃들을 심으리라.

내가 떠나간 뒤에도 

그것들이 나보다 더 오래 살아있도록

아마도 나는 내가 심은 나무에게 기대리라.

그리고 어쩌면 나처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지막으로 흙 위로 난 길을 걸으리라.

걸으면서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진실했던 대를 기억하리라.

아마도 그것이 나의 마지막 날이 되리라.

그 어느 날보다 후회하지 않는.

_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장 피에르 카르티에, 조화로운 삶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작의 힘  (0) 2015.10.05
세계 도서관 기행  (1) 2015.10.04
유럽의 책 마을을 가다  (0) 2015.10.04
영성과 양생_요가와 쿵푸가 만났을 때  (0) 2015.09.03
자치_autonomy에 대해  (0) 2015.08.26